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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웃는 사람이 사실 가장 힘들다는 말,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울고 싶은 나는 고양이 가면을 쓴다〉를 보고 나서는 그 말이 조금 다르게 들렸습니다. 고양이로 변신한다는 귀여운 설정 뒤에 생각보다 묵직한 감정이 숨어 있는 작품이었고, 특히 요루시카의 OST가 장면과 맞물리는 순간만큼은 제가 직접 극장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줄거리 — 고양이 가면 뒤에 숨은 진짜 이야기
밝고 엉뚱한 행동으로 반 친구들 사이에서 '무게'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중학교 2학년 사사키 미요. 일반적으로 늘 웃고 있는 아이는 별 걱정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가 이 작품을 보면서 느낀 건 정반대였습니다. 미요는 부모님의 이혼과 달라진 가정환경 속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철저히 숨기며 살아갑니다. 좋아하는 같은 반 친구 히노데 겐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만, 정작 자신의 진짜 감정은 한 번도 제대로 꺼내놓지 못합니다.
그러던 여름 축제에서 미요는 수상한 고양이 가면 장수를 만나고, 가면을 쓰면 하얀 고양이로 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미요는 고양이 모습으로 히노데의 집을 찾아가고, 히노데는 그 고양이에게 '타로'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생깁니다. 사람일 때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던 히노데가, 타로에게만큼은 자신의 고민과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미요 입장에서는 사람일 때보다 고양이일 때 오히려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이 작품의 변신 모티프(motif)는 단순한 판타지 장치가 아닙니다. 여기서 모티프란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상징 장치를 뜻하는데, 고양이로 변하는 행위 자체가 미요가 현실에서 얼마나 자신을 숨기고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입니다. 미요가 고양이의 모습에 점점 익숙해질수록 현실의 무게는 오히려 더 무겁게 짓눌러오고, 결국 가면 장수는 그 틈을 노려 미요의 인간 얼굴을 빼앗으려 합니다. 저는 이 설정이 단순한 악역의 등장이 아니라, 현실 도피 욕구가 극단으로 치달을 때 잃게 되는 것들에 대한 은유처럼 느껴졌습니다.
OST — 요루시카의 세 곡이 영화를 완성한 방식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을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주저 없이 OST를 꼽겠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보기 전에는 "애니 영화 음악이 얼마나 다르겠어"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 나서는 영화를 다 본 뒤에도 노래를 다시 찾아 들을 정도였습니다. 함께 본 주변 사람들도 OST 얘기를 먼저 꺼낼 만큼 인상이 강렬했습니다.
음악을 담당한 것은 일본 밴드 요루시카입니다. 요루시카는 이 작품에 총 세 곡을 제공했는데, 주제가는 '꽃에 망령(花に亡霊)', 극 중 삽입곡은 '야행(夜行)', 엔딩곡은 '거짓달(嘘月)'입니다(출처: Universal Music Japan 요루시카 공식 페이지). 세 곡은 각각 다른 역할로 영화 안에 배치되어 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단순히 분위기를 깔아주는 배경음악이 아니라 미요의 감정 흐름을 직접 대변하는 내레이션에 가까웠습니다.
요루시카 특유의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는 이 작품과 유독 잘 맞아떨어집니다. 사운드스케이프란 소리로 구성된 풍경, 즉 음악이 만들어내는 정서적 환경을 뜻하는 표현인데, 맑으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요루시카의 음색은 미요가 느끼는 청춘의 설렘과 불안함을 동시에 담아냈습니다. 장면과 음악이 따로 놀지 않고 자연스럽게 맞물리는 순간들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노래뿐만 아니라 장면 사이사이에 흐르는 배경음악은 작곡가 구보타 미나가 담당했습니다. 영화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앨범에는 총 31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출처: 울고 싶은 나는 고양이 가면을 쓴다 공식 홈페이지). 31곡이라는 숫자가 처음엔 그냥 지나쳤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그만큼 촘촘하게 감정의 결을 채워 넣은 작품이라는 게 납득이 됐습니다.
- 주제가: 꽃에 망령(花に亡霊) — 요루시카
- 삽입곡: 야행(夜行) — 요루시카
- 엔딩곡: 거짓달(嘘月) — 요루시카
- 배경음악(BGM): 구보타 미나 작곡, 총 31곡 수록
감상 — 밝게 웃는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다
영화를 보면서 제가 가장 오래 머물렀던 장면은 미요가 "차라리 고양이로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현실 도피라는 말은 흔히 부정적으로 쓰이지만, 미요의 경우는 조금 다르게 읽혔습니다. 부모님의 이혼, 달라진 가정환경,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솔직해지지 못하는 상황. 그 무게를 혼자 견디던 아이가 잠깐이라도 쉬고 싶다고 느끼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역시 아직 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그래서 미요가 속마음을 숨기고 혼자 힘들어하는 장면들이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항상 웃고 있는 사람은 별 고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 경험상 그건 꼭 그렇지 않습니다. 겉으로 가장 밝아 보이는 사람이 안으로는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미요를 보며 그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카타르시스(catharsis)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감정의 정화, 즉 억눌려 있던 감정이 이야기를 통해 풀려나오는 경험을 뜻합니다. 이 영화는 그 카타르시스를 미요가 자기 자신을 되찾는 과정으로 풀어냅니다. 히노데가 미요를 구하러 고양이의 세계로 들어가고, 두 사람이 서로에게 전하지 못했던 진심과 마주하는 장면에서 제가 직접 마음이 풀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 속 인물이라는 걸 알면서도 어느새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었다는 게 이 작품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교검증 — 넷플릭스 공개 방식과 후반부 전개, 실제로 어땠나
이 작품은 처음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기획된 작품이 아닙니다. 원래는 2020년 6월 5일 일본 극장 개봉을 목표로 제작되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극장 개봉이 연기되었습니다. 이후 제작사 측은 공개 방식을 바꿔 2020년 6월 18일 넷플릭스를 통한 전 세계 독점 스트리밍으로 전환했습니다(출처: Twin Engine 공식 공지).
일반적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처음부터 스트리밍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극장용으로 완성된 뒤 불가피하게 온라인으로 방향을 튼 경우입니다. 그 차이가 실제 화면 퀄리티나 연출 밀도에서 느껴졌는데, 넷플릭스에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큰 화면으로 봐야 할 것 같은 장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코로나19가 영화 산업의 공개 방식 자체를 바꿔놓은 사례라는 점에서도 이 작품은 따로 기억해 둘 만합니다.
한편 후반부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양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면서, 미요가 왜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밖에 없었는지, 주변 인물들과 어떻게 관계를 회복해 가는지를 더 깊이 들여다볼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서사 밀도(narrative density), 즉 한 장면 안에 담긴 감정과 정보의 농도가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에서 다소 옅어지는 인상이었습니다. 그래도 따뜻한 그림체와 음악,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는 이야기의 방향성은 충분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울고 싶은 나는 고양이 가면을 쓴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나요?
A. 네, 현재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2020년 6월 일본 극장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계획이 바뀌었고, 같은 해 6월 18일 넷플릭스를 통한 전 세계 독점 공개로 방향이 전환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기획된 작품은 아니지만, 극장용 퀄리티로 제작된 만큼 화질이나 연출 면에서 만족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Q. 요루시카 OST 중 어떤 곡이 가장 유명한가요?
A. 세 곡 중 주제가인 '꽃에 망령(花に亡霊)'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제가가 가장 인상 깊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엔딩곡 '거짓달(嘘月)' 역시 영화가 끝난 뒤 여운을 길게 남기는 곡이라 함께 찾아 들을 것을 권합니다. 삽입곡 '야행(夜行)'은 극 중반 장면과 맞물려 감정이 가장 격해지는 지점에서 흘러나옵니다.
Q. 이 영화 어린이가 봐도 괜찮은가요?
A. 고양이 변신이라는 귀여운 설정이 있어 어린 시청자도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부모님의 이혼, 가정환경의 변화, 자기 표현의 어려움 같은 감정선이 중심에 있어,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라면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하며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10대 후반에서 성인 시청자에게 더 깊이 닿는 작품입니다.
Q. 원작 만화도 있나요?
A. 네, 영화의 원작은 모리 마마무의 동명 만화입니다. TV 도쿄 계열 만화 원작 정보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영화는 이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원작과 영화 사이에 연출이나 전개 면에서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으므로,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 만화로 이어가는 순서도 좋은 선택입니다.
결론
〈울고 싶은 나는 고양이 가면을 쓴다〉는 귀여운 외형 뒤에 자기 자신을 얼마나 숨기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미요가 고양이의 모습으로 현실을 벗어나려 했던 것처럼, 저 역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단순히 보고 끝나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일만큼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일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남겼습니다.
음악이 영화의 경험을 풍부하게 해준다는 말이 이렇게 실감 나게 느껴진 작품도 드물었습니다. 요루시카의 세 곡과 구보타 미나의 배경음악을 귀에 담고 보면 인물들의 감정이 훨씬 선명하게 전해집니다. 이 작품이 마음에 걸리는 분이라면, 영화를 보기 전에 요루시카의 '꽃에 망령'을 한 번 먼저 들어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 울고 싶은 나는 고양이 가면을 쓴다 공식 홈페이지 / TV 도쿄 애니메이션 공식 페이지 / Twin Engine 공식 공지(1952) / Twin Engine 공식 공지(8121) / Universal Music Japan 요루시카 공식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