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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나쁘면, 저는 그 노력까지 통째로 부정하고 싶어집니다. 분명히 시간을 쏟고 공을 들였는데, 성과가 안 나오면 "그래서 뭐가 남았냐"는 생각이 먼저 찾아오더라고요. 영화 〈리바운드〉를 보면서 그 기분이 자꾸 겹쳐졌습니다. 이 영화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단 여섯 명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결과만 보면 준우승이지만, 그 과정을 알고 나면 숫자 하나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실제사건: 여섯 명이 전국대회 결승까지 간 이야기
2012년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 출전한 부산중앙고 농구부는 선수가 딱 여섯 명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농구 경기에서는 5명이 코트에 서고 나머지 선수들이 교체 자원으로 대기합니다. 그런데 부산중앙고는 교체 선수가 사실상 한 명뿐인 상태로 대회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직접 농구를 해봤던 건 아니지만, 40분 가까이 풀타임으로 뛰어야 하는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얼마나 극심했을지는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대회 도중에는 선수 한 명이 부상을 당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남은 다섯 명은 교체 자원도 없이 경기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여기서 농구 용어 하나를 짚고 넘어가면, 파울 아웃(foul out)이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파울 아웃이란 한 선수가 정해진 횟수 이상 반칙을 범하면 그 경기에서 퇴장당하는 제도인데, 다섯 명이 전부인 상황에서 파울 아웃이 나오면 경기 자체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 압박감 속에서도 부산중앙고는 결승까지 올라가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영화는 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코치 역할을 맡은 안재홍이 연기한 강양현은 실존 인물인 강양현 감독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입니다. 제작진이 실제 선수들과 체형과 외모가 비슷한 배우들을 찾기 위해 대규모 오디션을 진행했다는 이야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실감이 났습니다. 경기 장면에서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가 코트 위에서 움직이는 모습은 배우라기보다 진짜 고등학교 선수처럼 느껴졌으니까요.
처음 전국대회에서 강팀인 용산고를 만난 선수들은 서로 호흡을 맞추지 못하고 몰수패를 당합니다. 몰수패란 경기 도중 팀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없게 되어 상대팀에게 승리가 주어지는 상황을 말합니다. 팀 내 갈등이 쌓이면서 그냥 경기장을 이탈해 버린 것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실화 기반 영화라고 하면 보통 초반부터 비장함이 가득한데, 이 영화는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합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팀의 구성입니다. 슬럼프에 빠진 기범, 부상에서 돌아온 규혁, 축구에서 농구로 전향한 순규, 길거리 농구 출신인 강호, 벤치만 지켰던 재윤, 의욕이 앞서는 진욱까지. 어느 하나 조건이 완벽한 선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 점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모든 걸 갖춘 팀이 잘하는 건 당연하니까요.
- 대회명: 2012년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 (출처: 스포츠서울)
- 출전 선수: 강양현 코치와 단 여섯 명
- 대회 중 부상으로 남은 선수: 다섯 명
- 최종 성적: 준우승
팀워크와 실패와도전: 포기하지 않는 것만이 정답일까
영화의 제목 〈리바운드〉는 농구 용어에서 가져왔습니다. 리바운드(rebound)란 슛이 링이나 백보드에 맞고 튀어나온 공을 다시 잡아내는 플레이를 의미합니다. 즉, 실패한 슛 이후에 다시 공을 가져오는 행위입니다. 영화는 이 단어에 이중적인 의미를 담습니다. 코트 위의 리바운드이자, 실패 이후 다시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죠.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장면은 선수들이 서로를 탓하던 초반부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팀이 조금씩 맞아가던 중반부에서, 그럼에도 지고 있을 때 선수들이 고개를 떨어뜨리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무언가 잘 안 풀리면 먼저 자신감부터 잃는 편인데, 결과가 밀리는 순간에도 서로를 믿고 계속 움직이는 모습이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다만 여기서 저는 한 가지 의문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자세는 분명 멋집니다. 그런데 노력하면 반드시 결과가 따라온다는 식의 메시지는,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현실에서는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도전을 이어갈 환경 자체가 없는 사람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포기하지 않아서 성공했다"는 말보다, "포기하지 않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사람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쪽이 더 와닿습니다.
팀워크에 관해서도 비슷한 시각이 있습니다. 팀워크(teamwork)란 단순히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실질적으로 보완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협력 방식을 말합니다. 영화 속 선수들은 처음에는 개인기와 성격 차이로 충돌하지만, 훈련을 반복하면서 서로의 패턴을 몸으로 익힙니다. 제 경우엔 팀 작업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실력 차이보다 신뢰 부재였는데, 이 영화는 그 신뢰가 어떻게 쌓이는지를 경기 장면 하나하나로 보여줍니다.
또한 저는 사람을 결과로만 평가하는 시선이 여전히 불편합니다. 결과가 좋으면 과정까지 빛나 보이고, 결과가 나쁘면 과정까지 의심받는 구조 말입니다. 부산중앙고가 준우승에 그쳤다고 해서 그 도전이 덜 의미 있었던 건 아닙니다. 오히려 다섯 명이 교체 없이 결승까지 올라간 과정 자체가, 우승팀의 이야기보다 오래 기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항준 감독이 당시 경기 상황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재현하려 했다는 점도, 그 과정에 담긴 가치를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출처: MBC 연예뉴스).
자주 묻는 질문
Q. 영화 〈리바운드〉는 완전한 실화인가요, 아니면 각색이 많이 들어간 건가요?
A. 영화의 핵심 사건, 즉 여섯 명의 선수가 전국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거뒀다는 사실은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다만 모든 대사와 세부 장면이 실제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장항준 감독은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재현하려 했다고 밝혔지만, 극적인 완성도를 위한 각색이 일부 포함됐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Q. 실제 강양현 코치는 어떤 사람인가요?
A. 강양현 감독은 고교 시절 최우수선수로 활약했던 실존 인물입니다. 영화에서는 안재홍이 이 역할을 맡아 체중을 늘리고 말투와 행동까지 연구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도 경험이 부족한 젊은 코치가 무너진 팀을 다시 세운다는 서사가 실화라는 점에서, 영화보다 현실이 더 드라마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Q. 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 영화 재미있게 볼 수 있나요?
A. 저도 농구를 깊이 아는 편은 아닌데 충분히 몰입해서 봤습니다. 리바운드, 파울 아웃 같은 기본 용어가 나오긴 하지만 맥락으로 충분히 이해됩니다. 농구 영화라기보다 실패 이후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스포츠를 잘 모르는 분들도 공감할 장면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영화에서 몰수패 장면이 실제로도 있었던 일인가요?
A. 영화 초반 전국대회에서 몰수패를 당하는 장면은 극적인 구성을 위한 설정으로, 실제와 세부 사항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팀 내 갈등과 초기 실패가 있었다는 맥락 자체는 실화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이후 다시 모여 도전을 이어갔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영화 〈리바운드〉를 보고 나서 제가 오래 생각한 건 준우승이라는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교체 선수 없이 다섯 명이 끝까지 코트에 서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팀워크라는 말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서로가 넘어졌을 때 같이 일어서려 했던 태도, 그리고 실패를 끝이 아니라 다음 리바운드를 위한 순간으로 받아들이는 시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저는 앞으로도 결과보다 과정을 더 소중하게 여기려고 합니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누군가 넘어졌을 때 쉽게 평가하는 대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옆에 있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더 확실해졌습니다. 이 영화가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보시고, 준우승보다 그 과정에 더 주목해 보시길 권합니다.
